하인과 아씨의 이룰 수 없는 사랑, 그래서 아씨가 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는 슬픈 전설이 서려있는 아씨 바위이다.
아침 이슬은 밤새 지어 놓은 거미줄에 맺히어 또다른 무늬를 만들어 주었다.
습기 머금은 산길에 올망졸망 버섯들의 탄생이 경쟁을 한다.
대청호반의 아름다운 모래톱 아래 피어난 반영이 고요하다.
어느 외딴섬에 홀로 남겨져 있어도 좋을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대청호의 풍광에 푹 빠져버리고 만다.
모래사장 위에는 예전엔 묘지였던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묘지의 흔적 옆에서 쉬고 있는 나비 한 마리가 외로워보인다.
내탑동 와정 삼거리에서 방아실 방향의 반대편인 158봉우리로 올라선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산길이어서 수풀이 우거져 향기가 진하다. 길 양편엔 빨갛게 익은 산딸기와 우후버섯들이 걷는이를 반긴다. 228봉, 약해산, 탑봉 이렇게 약 3km의 산등성이를 걸어가면 아름답다 못해 신성해지기까지 느껴지는 대청호반의 풍광이 눈 앞에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러 마음의 여유와 평정으로 그동안 쌓인 피로가 싹 풀리지 않고는 안 되는 곳이다.